숭례문 화재 현장
밤새 근무하면서 무심코 틀어놓은 TV에서 라이브로 숭례문이 불타는 장면을 보면서, 반쯤 졸린 상태였던 탓도 있지만, 어딘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에 현실감을 가지기 위해 아침에 퇴근하는 길에 현장에 들렀다 왔습니다. 숭례문 주위에는 이미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불타버린 누각 외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방송국의 기자가 리허설에 여념이 없습니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방송국의 촬영기사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라면서 실소를 머금고 있더군요. 방송국, 신문사의 중계차가 여기저기 주차되어 있어 주변 교통 상황은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지척에 있었던 덕에 특종 영상을 잡은 YTN.
마침 시찰 나오신 '높으신 분들' 때문에 의경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구경 나온 일반 시민들, 인근 탑골공원과 서울역에서 출장나오신 듯한 행색을 한 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여기 모인 사람 중에 범인이 섞여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여기저기서 일본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물론 남의 시선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 할 것 같군요.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범인이 잡힌다면 그야말로 '시민의 엄단' 내지는 치도곤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범인을 실컷 두드려 패준다고 이미 불타버린 숭례문이 돌아오는 건 아니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by schizoid | 2008/02/11 22:42 | Et Ceter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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